지인이 성경을 어떤 것부터 읽으면 좋은지를 질문해서 이에 대한 답으로 이번 F.B.S 8번째 주제를 잡고자 한다. (그동안 글을 구독해주신 분들께 너무 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평소 성경을 보실 때 궁금한 부분이 있으셨다면, 언제라도 질문을 해주십시오. 아는 한에서 답변을 해드리겠습니다.)
성경은 총 66권으로 되어 있다. 물론 지금 시대의 분류에서 그러한 것이고, 원래 열왕기서나 사무엘서 역대기 등등 한권으로 되어 있던 것을 분량의 문제로 상하로 나눴던 것을 생각해보면, 명확하게 66권으로 말할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우리가 가지고 있는 66권에 해당하는 그만큼이 하나님이 주신 정경이라고 본다. (이외에 추가적으로 더 있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66권이라고 하면 꽤나 많은 숫자라 성경을 처음 읽는 초신자들이나 성경공부를 시작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경우 어느 것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경만 하더라도 성경에 비해서 훨씬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정도를 많다고 읽기를 주저하면 우리의 게으름을 하나님 앞에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하겠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그리고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일단 마음을 잡고 성경을 읽어가는 습관을 기르게 되면 일년에 성경 한권을 읽는 것은 결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다.
그럼 이제 어떤 순서대로 읽으면 좋을지를 말해보자. 이건 개인적인 생각으로 결정해본 것임을 밝힌다. 어떤 순서대로 읽어야 하며 왜 이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지 부연설명을 해본다. [사진이 없음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1. 모세오경(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
모세오경을 제일 먼저 봐야 하는 3가지 이유를 말해보고자 한다.
1) 어느 책이던 간에 처음부터 보는 것이 좋다. 중간 이후부터 보거나 하면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그렇게 보더라도 성경의 맨 처음인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모세오경에 해당하는 신명기까지 읽어감이 좋다고 보여진다.
2) 특별히 모세오경은 이후에 역사서와 선지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초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집중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또한 구약의 관점을 놓치고 신약을 보는것이 어리석은 일이다.
당장 신약에서 왜 예수님와 바리새인등 종교지도자들의 마찰이 있었는지, 할례의 문제등이 무엇 때문인지 등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존재한다. 왜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을 얻게 되는지도 제대로 이해를 하고자 한다면 구약을 이해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구약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모세오경이다. 결국 모세오경은 기초중에 기초이며 이를 놓치게 될 때 이후의 성경의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기 때문이다.
3) 역사순서로 보는 것이 옳다는 점에 있어서도 모세오경을 먼저 볼 필요가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당연히 역사적인 순서대로 성경을 읽어감이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어떤 이들은 당장 예수 그리스도가 구세주임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사복음서를 먼저 읽을 것을 말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당장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 또한 그렇게 말하고 싶다. 사복음서부터 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모세오경부터 보기를 원한다.
창세기 1장 1절은 이렇게 우리에게 말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엄청나게 중요한 메시지다. 창세기가 이 말씀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우리의 신앙의 출발이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신이 없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고 하는 것. 이것이 우리 신앙의 기초가 된다.
지금과 같이 무신론의 세상에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고백을 가지느냐 아니냐가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생각해보면 당장 내일 세상을 떠날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사복음서보다는 모세오경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2. 역사서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 역대상하,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역사서는 결국 이 모세오경을 통해서 나타나신 하나님의 뜻을 이스라엘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실행하고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실적인 예가 된다.
간단하게 말해서 순종하면 축복을 불순종하면 저주를 이라는 신명기의 간략한 원리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예가 된다고 하겠다.
역사서는 이외로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많아서 교회를 조금 다닌 이들도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그리고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역사서를 읽을 때 주의할 것은 단순히 그 역사서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았더라가 아니라 모세오경에서 말하는 원리에 비추어서 살펴보는 것이 더 깊게 역사서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이 된다.
3. 사복음서(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
역사서의 느헤미야까지 보게 되면(에스더는 페르시아 제국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시기적으로도 느헤미야 서가 구약시대 이스라엘의 마지막 역사를 기록한다.) 다음 시간적인 흐름으로 사복음서를 보는 것이 시간순서대로 보는 방식이 되겠다.
물론 역사서와 사복음서 사이에는 대략 400년간의 공백기가 존재한다. 이는 성경이 아닌 이스라엘의 역사책을 통해서 알수 있지만, 굳이 읽지 않아도 복음을 이해하는데 모자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알면 더 좋다)
사복음서는 구약에서 계속해서 예언되어져 온 하나님의 구원계획의 정점인 예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그분의 태어나심부터 시작해서 사역 그리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부활했는지까지 모두 다루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사복음서를 모르면 복음의 핵심을 모르는 것이라고 하겠다.
4. 사도행전
예수께서 승천하시고 난 이후에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이 어떻게 펼쳐지게 되는지를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예수님 이후에 수제자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의 행함과 사도바울의 복음전파 사역이 역사적으로 어떤 시간 순서대로 기록이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이렇게 모세오경>역사서>사복음서>사도행전까지 보게 되면 성경의 역사적인 흐름을 다 꿸 수 있다.
5. 바울서신 및 일반서신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 전후서,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빌레몬서, 히브리서,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1-2-3서, 유다서)
로마서부터 유다서까지는 사도바울 및 다른 사도들이 기록한 책들이다. 이미 사도행전을 통해서 전반적인 신약시대의 역사를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서신서들을 읽는데 있어서 도움을 받게 된다.
사도행전 속 역사를 통해서 그 상황을 이해하고, 해당되는 서신서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신서에는 흔히 교리적인 내용이 가득하다고 말을 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읽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읽어간다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짜피 서신서부터는 이제 읽는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6. 선지서 및 요한계시록 (구약의 이사야부터 말라기까지 그리고 신약의 요한계시록)
목사님들이 가장 잘 안 건드리는 성경본문이 선지서 및 요한계시록이라고 하겠다. 아무래도 표현에 있어서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유나 예언적인 내용이 많이 있다보니 명확하게 풀기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단들이 가장 좋아하는 본문들이 바로 선지서 및 요한계시록이기도 하다. 흔히 이단들이 이 본문들을 사용해서 자신들이 감추어져 있는 비밀을 풀어주겠다고 말을 한다. 왜 이 본문을 좋아하면 비유/상징으로 적힌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직설법이 아니다보니 해석을 충분히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돌려서 해내도 어리숙한 사람들이 넘어갈 확률이 가장 높다. [참고 2015/03/17 - [이단/사이비] - 이단구별법; 이렇게 말하면 주로 이단 내지는 사이비일 확률 높다! ]
참고로 시간만 한 30분 주면, 선지서 및 요한계시록의 페이지 중에 아무곳이나 펼쳐주고 그 안에 있는 내용을 가지고 필자를 사이비교주로 바꾸어버릴수도 있다. 그만큼 이단들이 자신들의 거짓교리로 연결하기 쉬운 부분이 선지서 및 요한계시록이다.
그렇다고 해서 선지서와 요한계시록이 정복못할 그런 산은 아니다. 선지서는 역사서와 맥락을 같이 한다. 역사서가 모세오경의 원리에 맞게 살았는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예가 된다면, 선지서는 그 모세오경의 원리에 비추어서 그 역사서속 인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결국 모세오경을 모르면 선지서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여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모세오경속에 나오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원리를 알면 왜 선지자들이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혹은 이웃 나라들을 향해서 "화로다"라고 외쳤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선지자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 아니라, 마치 검사들처럼 그들의 죄에 대해서 모세오경이라는 법전에 비추어서 기소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동시에 하나님의 회복의 메시지도 전하는 역할을 하는데 선지자들이었다.
자연스럽게 앞으로 하나님이 회복을 시킬 것 또한 전하다보니 이는 미래적인 일이 되고, 그래서 선지서를 흔히 예언서라고 부르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서 나오게 된다. 그러나 미래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 또한 철저하게 하나님 나라의 통치원리에 비추어서 하는 이야기이지, 선지자 자신들이 하고 싶은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요한계시록 또한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상황에 연관이 된다. 요한이 펜을 들어 메시지를 적은 것은 결국 그 당시에 기독교를 향한 엄청난 박해가 있던 상황에서 직설법으로 표현할 수 없고 은유적으로 말을 해야 하다보니 자연스레 은유가 계시록에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계시록이 말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도래할 것이며 하나님의 구원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장차 마지막 때에 일어나게 될 하나님의 구원을 말하는 요한계시록이다보니 표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메시지는 변하지 않는다. 이를 놓고 자신이 재림예수라고 말하는 사이비/이단 종교의 주장이 아니라면 말이다.
7. 지혜문학(욥기,시편,전도서,잠언,아가서)
지혜문학은 신앙의 표출이라고 말할수 있다. 쉽게 시편을 예로 들어보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라는 고백은 결국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그분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던 신앙인의 삶의 고백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즙을 짜서 나오는 엑기스와 같은 부분이다. 이렇기에 솔직히 지혜문학은 그 깊은 의미를 알기에 쉽지가 않다. 누구나 쉽게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말은 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진심으로 아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당신은 이를 진심으로 알고 있는가?
쉬운 예를 들어 다시 설명하면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라는 것은 어린 아이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말의 무거움과 깊이 있는 의미는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면 갈수록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자녀를 낳아보니 더 깊이 있게 알게 되고, 부모님과의 이 땅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때 더 깊이 알아가게 되고, 부모님이 이 세상에 안 계실 때 더욱 깊이 알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평범한 말이 깊이 깨닫는 자가 아는 것과 그냥 아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혜문학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얼핏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가장 나중에 읽는게 낫다고 생각이 되어 마지막 순서로 분류하게 되었다. 참고로 유대인들도 이 지혜문학은 나중에 읽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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